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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사속 이야기들

쿼런틴(quarantine) 뜻 과 유래 그리고 흑사병 1편

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익숙치 않았던 단어들을 접하곤 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쿼런틴(quarantine) 입니다.

<코로나19 자가격리 가이드>

쿼런틴은 격리, 검역, 검역소 등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. 그리고 이 단어는 14세기 중반 유럽을 휩쓸던 흑사병(페스트)를 막기 위한 노력에서 유래했습니다.

 

쿼런틴(Quarantine) 이란 단어의 유래

14세기 중엽 유럽인들에게 흑사병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. 당시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3~4 명 중 1명 꼴로 목숨을 잃었으니 이것은 전쟁 보다 높은 사망률이며 그야말로 '걸리면 죽는 병' 이었습니다.

그러나 의학적인 지식은 매우 낮았기에 흑사병 초기에는 발병의 원인도 모르고 아무런 약도 듣지 이 병을 신이 내린 징벌 이나 분노로 여겨 환자들을 그대로 방치했습니다. 당연한 결과로 흑사병이 확산되고 사망자가 늘어나자 이 병을 막기 위한 행정과 검역제도가 생겨나게 됩니다.

모든 전염병이 그렇듯 흑사병을 막기 위해서는 환자의 파악과 격리가 필수 인데요 당시 관리들은 병에 걸린 환자와 그 가족들을 집에 가둔채 밖에서 문을 잠갔습니다. 그리고는 매일 아침 환자의 집을 찾아가 환자에게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게 했습니다. 만일 머리를 내밀지 않으면 죽은 것으로 간주했던 것이지요. 초기 방역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. 그 후 격리제도는 더욱 강화되는데요 흑사병에 감염된 모든 사람들을 도시 밖 들판에 버려 죽거나 살아나거나를 모두 운에 맡겨 버리기도 합니다.

보다 체계적인 격리조치가 시작된 것은 라구자(Ragusa, 현재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, 지중해 연안 항구 도시)에서 였는데요 도시의 성벽 밖에 환자들과 외부인들을 위한 거주/격리 시설을 따로 마련하고 환자를 돌보도록 합니다. 마침 흑사병 의 발병 원인으로 접촉감염설이 대두되고 있던 시기라 이 조치는 크게 환영을 받았습니다. 하지만 쥐벼룩을 통해 감염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지라 이런 조치는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고, 결국 더욱 극단적인 격리 조치로 이어지게 됩니다.

1377년 라구자 시의회는 <Trentino> 라는 법령을 포고했는데요 이는 30일간의 격리 조치를 골자로 한 법령이었습니다. 이 법령은 크게 다음의 네가지 조항을 담고 있습니다.

  • 흑사병 유행지역을 방문한 시민이나 방문 자들은 도시 밖에서 30일 간의 격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.
  • 라구자 시민들은 격리 중인 사람을 절대 방문해서는 안되며, 방문할 경우 격리 지역에서 30일간 의 격리기간을 지내야한다.
  • 시의회에 의해 지정 된 사람 이외에는 격리 중인 사람에게 절대 먹을 것을 가져다 줄 수 없으며, 가져다 줄 경우 30일간의 격리기 간을 지내야 한다.
  • 이 법령을 어기는 자는 누구 나 30일간의 격리 기간을 지내야 한다

 

<현재 두브로브니크의 모습>

 

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격리조치는 근처 도시들로 급속히 퍼져나가 마르세유, 베니스, 피사, 제노바 등의 도시들에서도 이러한 조치를 시작하였습니다. 이 후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들은 외국에서 온 배가 항구에 정박하려면 미리 선상에서 검역 당국의 사전 검사를 통과해야만 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요 만일 통과를 하지 못할 경우 40일간 항구 밖에서 머물면서 환자가 생기지 않아야만 안전한 것으로 간주하였습니다. 이 때 이탈리아어로 40을 뜻하는 Quaranta(남성형 명사, 여성형은 Quarantina)와 Trentio 가 합쳐져서 Quarantine 란 단어가 생겼다고 합니다.

 

다음 포스팅에서는 흑사병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.